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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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가득 넣어서 <엄마 아빠... 고마워 잘할게요>직업 김첼로 2019. 5. 16. 12:40
종일 영혼 없이 기사를 썼다. 정보를 취재하고 문맥에 맞는 기사를 써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건 좋은데 가끔 나만의 글이 아니라는 게 뭔가 따뜻한 온도가 남겨지지 않을 때가 있다. 오늘 현진씨가 이른 아침부터 우리 집까지 먼 길을 오셨다. 무겁게 들고 오신 가방에서 음식이 한참 나온다. 나이 70에 매일 일하며 집안 살림에 아빠까지 챙겨야 하는 엄마. 가슴뼈가 등 쪽으로 눌리는 느낌이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엄마가 핸드폰을 꺼내더니 통화 버튼을 눌러서 어제 생신이셨던 욱택씨를 바꿔준다. 병원 마취약에 취해있던 어제 나는 아빠의 음력 생신을 하얗게 잊었다. 불효년. 죄송한 마음에 했지만, 욱택씨는 바로 며 마음이 아프다는 목소리를 몇 마디 내셨다. 과학 실험을 집에서 한답시고 앞머리를 가스 불에 태워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