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김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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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보쓰 VS. 양아치 보쓰직업 김첼로 2019. 5. 28. 14:48
지난주 호주로 이사 간 동생 의 엑스 보쓰는 천사인가. 회사를 스스로 그만둔 사람에게 날짜를 더 쳐서 한 달 치 월급을 더 주더니, 이번엔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데 시간을 좀 가지고 생각해 보라며 무급 휴가로 처리해 다음 달 월급까지 준다고 했다고. 시급 몇 시간을 더 쳐주는 알바에게 호의를 베푸는 게 아닌 억대 연봉자에게 몇 달치 월급을 하는 이 행위는 무엇일까. 물론, 회사에 수백억을 벌어준 에게 열 번 백 번 감사 인사를 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 입장에선 그만둔 직원에게 굳이 그러지 않아도 그만이다. 대기업이라서가 아니고, 스웨덴 회사라서도 아니다. 이 다른 것이다. 의 말대로 외국인이라 워킹 비자와 세금 관련 문제로 연장하는 것도 복잡할 텐데 말이다. 이렇게 감사한 일이 있다니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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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마개 안 해도 되는 비 오는 날 좋구나직업 김첼로 2019. 5. 27. 06:06
귀마개를 안 해도 되는 비 오는 날 좋다. 사무실에 정적이 흐른다. 새벽, 무겁게 떨어지는 소낙비 소리에 깨고 아침엔 잔잔히 오는 비를 맞으며 걸었다. 귀마개를 안 해도 되는 비 오는 날 좋구나. 음악을 듣지 않을 땐 ‘소음’ 방지용으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이어폰을 귀에 끼우고 있을 때가 많다. 집에서 사용하는 폭신폭신한 폴리우레탄 3M 이어플러그는 게임 소리, 유튜브 소리에서 나를 보호해 준다. 오늘은 빗소리를 벗 삼고 텀블러에 담아온 진한 커피를 종일 마셔야지. 적어도 낮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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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인생 #인생개썅마이웨이직업 김첼로 2019. 5. 26. 06:06
인생 계획에 없던 아이를 낳은 반전. 아이가 한 살 되던 날 어린이집에 입학했고, 나는 그날 대학원 입학식에 갔다. 중학교 때부터 가수 신성우를 좋아해 목매던 친구는 그가 중앙대 조소과를 나온 걸 알고 내가 다니던 미술학원에 들어왔다. 서양화를 하던 나는 분명 그 친구를 비웃었는데 어느새 조각가가 되겠다는 환상에 빠져 온 힘을 다해 흙을 쳐댔다. 미대에 들어가 이른바 ‘노가다’ 작업을 원 없이 질리도록 했다. 노가다만 하기엔 정말 ‘이론'이 너무 고팠다. 대학원 생활은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철학, 인문학, 예술사, 미술사, 건축학, 미학 수업에 푹 빠져있었다. 난 동기들 사이에서 등록금 ‘뽕 뽑은 애’다. 미술시장 수업에서 만난 마음 잘 맞는 예술경영학과 친구가 당시 10년 차 경제지 기자였다. 전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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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로 바꾸길 잘 했다직업 김첼로 2019. 5. 24. 06:06
신문의 전통적 규격인 조선일보를 버렸다. #아빠미안 #나미야미안 작년에 생긴 를 보면서 시작된 신문 사랑이다. 대판에서 약 30% 가량 줄어든 중앙일보는 왠지 영국에서 들춰본 가디언지와 비슷한 거 같으면서 한글 가 썩 마음에 든다. 신문을 다 펼쳐도 가로가 약 32cm라 지하철과 버스에서 읽기에 딱 좋아 옆 사람과 싸울 일 없다. 언론사는 신문 한 면 당 세금을 낸다.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독자를 위해 트렌드를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다. 폰트 성애자인 나 못지않게 타이포그래피 유지원의 칼럼은 읽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본명조는 구글이 개발을 의뢰하고, 어도비가 기획을 총괄한 다국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산돌커뮤니케이션이 한글 디자인을 담당했다. [참고] 명조체의 흐름: SM신신명조(1991)>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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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따벅스 뮤식!직업 김첼로 2019. 5. 23. 06:06
최근, 거의 일 년 만에 만난 진영 언니는 언니의 언니가 어렵게, 아주 무척 매우 어렵게 공수하신 A4지 크기의 스타벅스 베이비 핑크 가죽 다이어리를 기꺼이 나에게 주었다. 내가 제일 잘 쓸 거라면서... ㅠ 이런 감동! 몇 년 전에 언니가 사준 예쁜 mmmg의 서커스 보이밴드 유리 머그잔에 진하게 우린 블랙 티를 따르면서 언니에게 감사한 아침이란 생각이 들어 감사 메세지를 보내고 구글 스피커에다 영화를 본 후 요즘 너무 좋아하게 된 영화 클로져(Closer) 사운드 트랙인 를 주문해서 들으며 기분 좋게 일을 시작하고 있는데! 방금 밖에서 들어온 재익이 캔들 워머의 따뜻하고 노란빛에 반사된 내 방 책들 옆에서 음악을 들으며 일하는 평화로운 나에게 을 들이대고 이러고는 휙! 올라간다. 저대끼가... 요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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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어! 변덕이 죽 끓듯직업 김첼로 2019. 5. 22. 06:06
애인과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다가도 죽일 듯이 서로 미워하며 달려드는 게 사람이다. 나라고 다를쏘냐. 교복을 벗은 후로 줄곳 형형 색색 및 형광색 스틸레토 하이힐에 푹 빠져 살았는데, 이젠 컨버스만이 패션의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나. 옛날엔 빨간 내복이라고 놀림 받았을 법한 빨강 레깅스는 나의 필수 아이템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나는 이제 로 살거야를 외치며 화려한 나의 레깅스를 모두 처분하는 날이 올 수 도 있겠지. 미니멀리즘의 극단적인 심플함은 소름 돋도록 좋다. 실천을 거듭 해보니 집이 깔끔하고 미니멀한 티가 난다. 뭐 계속 늘어나는 아이의 물건과 필요한 물건을 계속 버리기만 할 수는 없는 한계에 부딪히는 게 가장 큰 숙제하고 생각하며 매일 작두를 타지만. "인스타에 올라오는 미니멀 라이프를 사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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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2시 전엔직업 김첼로 2019. 5. 21. 06:06
적어도 2시 전엔 점심을 먹고 적어도 2시 전엔 꼭 자는 걸 지키기는 게 왜 잘 안된다. 의지박약 인거냐. 늦어도 2시 전엔 점심을 먹고 늦어도 2시 전엔 꼭 자는 걸 지키기는 게 왜 잘 안될까. 의지박약 인거냐. 최소한 2시 전엔 점심을 먹고 최소한 2시 전엔 꼭 자는 걸 지키기는 게 왜 잘 안될까. 의지박약 인거냐. 인간적으로 2시 전엔 점심을 먹고 인간적으로 2시 전엔 꼭 자는 걸 지키는 게 왜 잘 안될까. 의지박약 인거냐. 막씨멈(Maximum) 2시 전엔 점심을 먹고 막씨멈 2시 전엔 꼭 자는 걸 지키는 게 왜 잘 안될까. 의지박약 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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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불안한가직업 김첼로 2019. 5. 18. 22:16
초긍정과 지혜를 좇으며 변화의 몸부림을 친다. 기적 공장을 운영하는 유튜버 김새해와 독설에 특유의 개그를 비벼서 귀에 갖다 꽂아주는 김미경 강사 등의 채널을 틈만 나면 듣는다. 지혜를 얻기 위해서. 변화하고 싶어서. 억만장자가 되기 위해서(이건 쓰면 이뤄진다고 하니까 한 번 써본다.) 나는 무엇이 이토록 불안한가. 언론 매체 일을 하며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재작년 이후는 내 손을 내가 칼로 그어 베는 꿈을 꼬박 일년간 꾸었고, 이 이 말끔히 나은 지금은 책을 읽지 않는 순간엔 목이 타들어가 가는 느낌이고 내가 입안에서 쉴 새 없이 침을 계속 빨아들인다. 초초함과 불안함 때문인지 매일 찐-하게 내려 만든 커피를 종일 마셔서 인지 가슴은 쿵쾅쿵쾅 뛴다. 불안을 달고 있다. 원인이 당연하다고 여겨 사색에 빠져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