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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홍의 예술, “내가 한국이다.”
    첼로의 인터뷰 2019. 4. 26. 17:54

    "37년 간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 활동하고 있지만 나 자신은 남홍이 아니라 한국인이다.” 아름다운 한국이 곧 자신이라고 말하는 퍼포먼스 예술가 남홍 작가를 만났다.

     

    전 세계 미술인의 잔치 비에날레와 한불수교를 기념하는 역사적인 행사에 세 차례 초대를 받으며 그림과 행위예술(=퍼포먼스)로 한국을 알리는 작가다.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초대전에서 프랑스 오케스트라단의 연주에 한국을 표현한 퍼포먼스는 그가 입은 마지막 유작이 될 줄 몰랐던 앙드레김의 드레스와 함께 세계인들이 한국의 혼과 예술을 칭송했다. 한국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남홍 작가를 전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주목했다.

     

    한국에 모르는 서양에 <한국>을 알리고 싶었다

    한국 냄새가 짙은 한지를 태우고 천으로 나비와 꽃 등을 형상화하면서 한국인의 정서를 표현하는 남홍은 37년 전, 1982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은 전두환 정권이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한해 정상외교 활동을 했으며, 야간 통행금지가 37년 만에 해지되어 사람들은 <밤의 자유>를 찾았고, 프로야구가 한국 스포츠에 본격적인 막을 연 해였다. 남홍이 파리에서 그림 공부를 할 그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한국을 거의 알지 못했다.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갔고 수업 시간에 배우는 교과서를 들춰보니 각국 나라 문화와 악기 소개에 한국이 없는 게 화가 났다고 한다. 한복이나 가야금을 중국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참기 힘들었다고. 한국을 표현하는 평면 작업(그림)을 하면서 뭔가 한국을 더 많이 보여줄 더 강한 것이 절실했던 남홍. 직접 한복을 입고 노래와 춤사위 움직임, 장구 치는 행위 등 온몸으로 한국을 표현하고 들려주는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남홍의 퍼포먼스에는 조용필이나 이미자 등 한국 가수들이 부르는 우리 대중 가요가 자주 나온다. 한국을 노래하며 복을 불러다 온다는 뜻으로 한지를 불에 태워 캔버스에 던지는 행위를 하기도 하며, 장구를 치며 흥에 찬 몸짓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가 표현하는 한국의 정서와 문화가 유럽화단에서 극찬 받는 이유다. 

     

    그는 현재 한국은 물론, 파리, 도쿄, 마드리드, 피렌체, 베니스, 루카 등 전 세계에서 초대 받아 전시회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7 국가보훈 평화공헌대상에서 문화예술발전부문 수상을 위해 귀국한 그는 잠시 고향인 대구에 머무르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퍼포먼스를 ‘강행’하는데 건강이 염려된다는 질문에 “퍼포먼스는 내 삶이고 운명이다. 죽는 날까지 (퍼포먼스를) 하겠다. 아직 건강하다.”고 말한다. 

     

    37년 전, 파리 생활은 고독하고 지독하게도 외로웠다고 고백한다. 이 감정이 아니었으면 예술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남홍은 “그때도 지금도 나는 한국의 딸로 태어난 게 너무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한국을 알리는 건 내 숙명인 거 같다.”며 우리나라는 결혼을 해도 유럽이나 서양처럼 여자들이 성씨를 바꾸지 않으며, 곡간 열쇠도 여자가 쥐는 나라지 않냐며 웃음 섞인 발음을 들려준다. 

    전 세계가 남홍의 퍼포먼스에 찬사를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남홍 초대’ 전이 2015년 프랑스 파리 16 구청에서 열렸다. 한불수교 기념행사에 같은 작가를 세 번이나 초대한 건 주최 측 입장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고 한다. 남홍은 프랑스 오케스트라단 쎄세시옹의 바그너와 드뷔시 연주가 울리는 공간에서 퍼포먼스 공연을 했다. 빛의 탄생과 봄, 물, 불, 자갈, 흔적, 죽음, 이별 등의 테마로 한국을 표현한 그는 한국의 정신이 깃든 고 앙드레김의 작품을 입었고, 그 자태가 퍼포먼스와 함께 동서양의 융합을 이뤄내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뿐 아니라 피렌체 비엔날레와 루카미술관 초대전, 그리고 베니스 비엔날레(2015)에서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팔라조모라전시관> 오프닝에도 그의 퍼포먼스를 선택했다. 모나코 아트페어에도 초대를 받아 한국을 알렸다. 세계인들이 주목하며 선진국 도시 몇 곳에만 있는 미국으로 이전한 영국의 경매회사 소더비에서 남홍은 작품은 500만 달러(약 57억 원)로 작품이 낙찰되기도 했으며, 소더비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크리스티 경매 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등 세계미술시장 무대에 그의 작품이 올랐다.

     

    베니스 비엔날레 2015 ‘팔라조 모라’ 전시관 오프닝 날 메인 홀에서의 남홍 퍼포먼스 초대에 이어 모나코 ‘젬 뤽 아트’(GemlucArt:Groupement des Entreprises Monegasques dans la Lutte contre le Cancer)의 특별 초대작가로 오프닝 행사 단독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남홍의 작품세계-평면

    희망, 승리, 평화 등 긍정적인 작품만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남홍은 “내 작품에 등장하는 나비의 날개짓과 그 형상을 서양인들도 ‘희망’으로 느낀다.”고 말하며 어디를 가도 예술은 통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남홍은 이탈리아 베니스비에날레(2015)에 초대받았을 때 한국의 혼이 깃든 ‘재의 작가’로 주목을 받았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대보름날 한지를 불태우며 가족의 행복을 빌던 장면을 떠올리며 작품에 접목해 꼴라주로 표현하거나 퍼포먼스를 펼친다. 프랑스 무대를 넘어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과 미국 화단에서도 그를 주시하고 있다. 

     

    앙드레김의 마지막 유작 드레스를 입었던 남홍 작가는 주변에서 그의 화려한 작품과 앙드레김의 감각이 아주 비슷하다고 평하며 한국적 예술성을 칭찬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피할 수 없는 운명, 화가다.”라고 말한다.

    남홍의 몸짓, 퍼포먼스

    “사실 나의 퍼포먼스 원천은 어릴 적 나의 일상이다.”고 고백한다. 막내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자랐다고 한다. 그림 작업을 넘어 자연스럽게 자기 스스로를 표현의 도구로 사용한 건 세계에 한국을 알리기 위한 남홍의 예정된 운명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남홍은 베니스비엔날레, 모나코, 파리에서 (그림) 작품과 더불어 한국의 몸짓을 선보였다. 살풀이춤, 장구, 대중가요(서울이여 안녕), 민요(뱃노래), 탱고, 왈츠 등을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남홍 초대’ 전때와 같이 앙드레김의 유작 드레스를 입고 한국을 표현했다. 그의 대표 퍼포먼스 ‘무상로’였다.

     

    한국, 파리, 도쿄, 마드리드, 피렌체, 베니스, 루카 등 세계에서 그를 원하는 곳이면 기꺼이 가서 한국을 보여주고 알린다. 예술 장르로 표현하는 남홍의 퍼포먼스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현장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감동적이라는 칭찬을 한다. 연예인이 팬레터를 받듯 한국 문화를 알게 되어 기쁘다는 메시지와 이메일도 받는다. 

     

    남홍은 “마네, 모네, 피카소 같은 대가들을 평생 따라 해봤자 그 꼬리밖에 안 된다.”며 예술가로서 대가들을 모방하고 그림만을 그리리 보다 어떻게든 한국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누구 보다 앞장서서 한국을 알려왔고 지금은 외국인들이 알아주고 기억한다”며 그의 노력이 세계인들을 변화 시켰고 그들의 반응을 듣고 느낄수 있음에 감사해 한다. 

     

    세계 여러 곳에서 초대 전과 퍼포먼스를 하는 남홍 작가는 "퍼포먼스는 내 삶"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며 죽는 날까지 한국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겠다고 밝힌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자녀들 

    남홍은 예술가이며 엄마다. 자식들에게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린 시절 한국을 느끼지 못하게 한 게 정말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눌한 한국말을 할 땐 더 미안하다고. 아름다운 한국에서 나고 자란 자신이 계속 죄스럽다고 한다. 

    외국에서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이유도 모르게 답답했지만 1983년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겨우 숨통이 트였던 기억을 얘기한다. 다행히 프랑스에 살면서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보자고 다짐했더니 일이 잘되기 시작했고 행복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나를 한국인들이 알아주고 사랑을 주는데 큰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하지만, 전 세계에서 남홍을 초대하고 그는 온몸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는데 이만큼 훌륭한 국위선양이 또 어디 있을까. 

     

    남홍의 앞으로 여정

    2015 베니스비에날레, 모나코 초대 게스트, 파리 130년 주년 한불기념 등 쉴 틈 없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한 퍼포먼스와 그림 전시로 힘들 들만도 할 터인데 올해 9월 도쿄 해외 작가전에 이탈리아 작가와 함께 전시 할 예정이다. 남홍의 퍼포먼스 또한 보일 예정으로 현재 새로운 테마를 준비 중이다.

     

    올 12월, 미국 마이에미 화랑에 초대받아 아트페어에 참가할 예정도 있다. 개인전 형식이며 대작 여러 개를 공개할 계획이다. “퍼포먼스가 나의 대표작이다.”고 말하는 남홍의 퍼포먼스 역시 선보인다. 내년이나 후년엔 서울에서 큰 전시를 할 계획도 있다며 지금 작품 구상과 작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들떠있는 어투다. 남홍 작가는 작업을 하고 한국을 표현하는 행위를 하면 할수록 에너지 레벨이 올라가는 사람인 것 같다. 

     

    프랑스의 한 저명한 예술 비평가는 남홍의 퍼포먼스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자신만의 샤머니즘적(*초자연적인 존재와 직접 소통하는 샤먼을 중심으로 하는 주술이나 종교)인 행위와 창의 기법, 여러 요소가 어우러져 그의 예술적 작품에 새 생명을 집어넣고 있다“고평했다. 이탈리아 루캉 전시장(피카소 작품이 전시된 곳으로 유명하다) 초대 전시에서 관장이 “남홍이 한국여인의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진정한 퍼포먼스를 하는 아트 그 자체다.”고 정의했다.

     

    남홍은 “앞으로 있을 전시를 위해 대작 위주로 준비하는 중이라 요즘 조금 힘들지만, 5년 10년 끄떡없다. 나는 끝까지 퍼포먼스를 할 거다”며 빠르게 말한다. 숨을 쉬는 일이 곧 자신에겐 퍼포먼스를 하는 일인 것처럼 들렸다. 혹 다리를 다치면 휠체어를 탈 것이고, 이가 빠지면 빠진 대로 한국을 알리는 몸짓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거듭 말한다.

     

     

    뉴욕 유명 화랑 ‘가고시안 갤러리’의 컬렉터의 눈길을 끈 남홍의 작품 세계는 파리, 도쿄 미술 시장에 이어 세계 미술 경매 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 도일에서 소개되는 등 컬렉터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남홍의 퍼포먼스와 작품 전시를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그를 원한다. 그가 한국을 생각하는 애절함과 숙명으로 여기는 행위예술에 온 열정을 다 퍼붓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응원한다. W

     

     

    [미술 상식] *퍼포먼스(Performance)란? 

    전위예술이라고 불리며, 작가들이 처음으로 신체를 사용해 시나리오 없이 즉흥적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불리기 불리기 시작했다. 1963년 현대 미술의 거점인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개최된 <한스 호프만과 그의 제자들>이 초기 예다. (원제는 <Push and Pull. A Funiture Comedy for Hans Hofman>, 1963) 퍼포먼스 내용은 어떤 할머니가 와서 그 공간을 깨끗이 정리했고, 젊은 사람들은 그곳을 어질러 놓았고 그 할머니는 또 정리하기를 반복하는 행위.이후 부터 퍼포먼스라는 장르가 생겨 80, 90년대 중국에서 서구식 아방가르는 진행되지만, 실험예술, 전위예술(=퍼포먼스)이라고 표현했다.

     

    < 작가 남홍 약력> 

    1982년 프랑스 파리 제8 대학 미술학부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84년 파리 살롱전에 7번 입상하고 유럽 작가들도 참여하기 어렵다는 파리 16 구청 전시에 세 차례 초대받았다. 2001년 프랑스문화협회 황금캔버스상, 2011년 제8회 플로랑스 비엔날레 대통령 특별상을 받았다. 현재 한국 고향인 대구와 프랑스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 1982년 프랑스에서 작품활동 시작

    - 프랑스 국유의 <오베르성 남홍 초대전>

    - 한불수교 120주년과 130주년 기념 <파리 16구청 남홍 초대전>

    - 이탈리아 <루카미술관> 남홍 초대전

    - 베니스 비엔날레, 피렌체 비엔날레 참여

    - 모나코 젬뤽아트 특별 초대 게스트

    - 도쿄 시로다 갤러리, 로잔느, 뉴욕에서 개인전

    - 국내 전시 <2007 예술의전당, 조선일보미술관, 학고재 화랑 초대전, 진화랑 초대전, 대구 문화 예술회관 기획전, 2012 시안미술관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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