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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이 용평이야
    직업 김첼로 2019. 5. 15. 06:06

     

    4년 전 소치나 미국에서 열린 것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2/9 개막)의 평창구 용평스키장에 도착하고 어제 숙소에서의 첫날밤은 희한하게 한 시간마다 깨났다. 몸을 지져도 될 만한 구들장 위에 이불을 깔고 한참을 잔 거 같은데 시계는 새벽 한 시였다가 또 한참 자고 일어났는데 두 시를 가리켰다. 과거 잠시 (정말) 깜빡 잔 거 같은데 벌써 학교에 갈 시간이거나 출근 시간임을 경험했던 거에 비해 보상받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내가 사는 집의 최고 높은 실내 온도는 16. 그것도 최근 모스크바보다 더 추웠던 영하 16도를 육박하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에서 보내는 재난문자를 받으면서 올라 간 것이지 평소엔 ‘외출’로 해 놓고 집에서도 털 모자와털로 된 겉옷을 두세 개 겹쳐 있는다. 털 실내화도 당연히. 찜질방이 처음 한국에 생겨날 즈음 한두 번 가 본 것이 다인데, 이 용평스키장 숙소는 그 찜질방을 연상케 하고 나는 현재 무려 맨발이다! 티셔츠 한 장을 입고 소매를 겉은 채로 랩톱 앞에 앉아있다. 오전 스키 일정이 끝나고 숙소에 들어와 푹푹 찌는 실내 온도를 내리기 위해 컨트롤러를 확인했을 때 온도는 26.5도였다. 요즘 연예인들은 노화 방지와 건강을 위해 ‘아예’ 정말 ‘아예’ 보일러를 안 켠다는데... ㅡ잠깐, 지난주에 우리 세탁기 호스가 얼었던 걸 보면 이런 날씨에 보일러 사용을 아예 안 했다가 집이 다 어는 거 아이가 흠.. ㅡ 스키장의 리프트와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훤히 보이는 거실 창문의 커튼을 다 열고 창문도 10센티쯤 열어두고 보일러는 2도를 내리기 위해 5번의 버튼을 눌렀다.ㅡ같이 온 친구네는 겨울에도 실내에서 반팔을 입는 부류이므로 내가 보일러를 ‘외출’로 해놨다가는 기절초풍 할 게 틀림없다.ㅡ 한두시가 이 지나니 숨이 좀 트이네 흐하.

     

    그건 그렇고 나와 율리의 안부를 전하기 위해 가족 왓챕에다 평창 용평스키장에 왔다는 소식을 올렸다가 “용평이 평창이냐 ㅋㅋㅋ”라며 싱가포르에 사는 가족 중 한 멤버 <쎈>에게 비웃음 당했다. 어제 이곳 입구 들어오면서 평창 올림픽을 자축하는 싸인과 어설픈 조형물을 수 개는 보았구만. 올림픽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해서 평창 시내 건물이나 식당 안은 무너지기 직전이고 겉 간판 정도만 새로 단장했다는 설명도 지난달 한 달을 여기서 지낸 같이 온 친구한테 들었는데 말이지. 나도 이 현장에 오지 않았더라면 헛갈릴 뻔했지만. 이번 주에 끝내야 할 줄리언 반스 장편소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나 읽자. 2018.1.30. 화. 일기 끝.

     

    영화를 본 직후에 읽는 거라 이미 반전을 알아버려서 게으른 읽기 중에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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